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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作品을 通해 본 世界的 詩聖 鄭松江

東國大學校 國語國文學科 敎授 金 甲 起

인간의 정서를 풍요롭게 경영할 수 있도록 인류를 정신적으로 계도(啓導)해 온 문예의 교화력은 위대했고, 그 위대한 문필가를 우러러 우리는 세계적 문호(文豪)라 칭해왔다. 예컨대 페르시안들에겐 요람에서 무덤까지 암송해 마지않는다는 새디․하페스․폐르도시가 있었는가 하면, 아일랜드의 버나드 쇼, 인도 대륙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영국의 세익스피어, 계관시인 워즈워즈, 프랑스의 풀로베르, 빅토르 위고, 독일의 괴테 등 무수한 작가가 있어 그들의 명작에 우리는 얼마나 젊은 날의 설레는 날밤을 하얗게 지새웠던가.

그러나 늘 우리는 서양을 말하며 동양을 잊고, 중국과 일본을 알며 한국을 모른다. 특히 고전의 경우 중국의 이백과 두보를, 혹은 왕유와 소동파를 논하며, 신라의 최치원도 고려의 이규보․이제현․이승휴를 모르고, 조선의 이재(二才)․삼당(三唐)․전사가(前四家)․호소지 삼가(湖蘇芝三家)․후사가(後四家)․한말사가(韓末四家), 허균(許筠)․김창협․흡(金昌協․翕) 형제 등 한시작가는 물론, 국문시가 정송강(鄭松江)․윤고산(尹孤山)도 들어는 봤다는 정도일 뿐이 아닌가!

21C를 문화의 세기, 글로벌 시대 운운한다. 이른바 툭하면 국권을 말하고 문화주체를 외친다. 알고 외치는 구호와 말 없는 실천도 함께 논할 일이 아닐뿐더러, 알지도 못하는 구호는 무엇을 하자는 구호인가? 모름지기 우리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아야겠다. 그러기 위해선 내남없이 부단한 자기 성찰과, 알고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혹자는 스스로 ‘내가 이제 뭐’하며 포기한다.『논어』 옹야장에 제자 염구(冉求)가 ”선생님의 도가 즐겁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실천하기엔 힘에 부칩니다.”하자, 공자는 “너는 힘이 부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선을 긋고 있다.”하셨다. 곧 힘이 부치는 자는 하려는 의지는 있으나 체력이 따르지 않는 자요, 선을 긋는 자는 스스로 한계를 정하고는 하려는 의지조차 없는 자이다. 이 시대를 살며 우리가 정녕 우리답고, 내가 진실로 나답고자 한다면 먼저 우리와 나를 알아야 한다. 그것이 국권이니 글로벌이니 하는 시대의 캐치프레이즈를 외칠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송강이야말로 우리 3,000년 문학사를 살찌운 시성임에 틀림없다. 만약 조선조 500년 문학사에 가사와 시조가 없었다면, 그리고 송강의 가사와 시조가 아니었더라면 우리 문학사의 빈곤을 무엇으로 채웠을 것인가. 성당(盛唐)의 쌍벽이라는 이두(李杜)도 악부의 이백이요, 두보야 각체의 대가이지만 유독 오언고시의 대가인 셈이고, 왕유도 절구의 일인자다. 송강과 고산이 우리 시가문학의 쌍벽이라지만, 그 역시 한시 400여수 외엔 시조가 전부다. 그의 시조가 우리말을 아름답게 조탁하고 갈다듬은 공이야 높이 찬양할 바이지만, 송강의 시조 역시 그 말결의 재치는 물론, 민족의 호흡에 맞고 더구나 웅장한 스케일은 무적이 아닌가! 더욱 이런 저런 가사문학이 없지 않지만, 좌해진문장은 이 3편뿐이라는 「관동별곡」과「전․후미인곡」그리고 760여수에 이르는 한시 중 주옥같은 20여 편은 당시의 진신들이 찬탄을 금치 못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시가문학을 위해 태어나신, 그래서 우리문학을 풍요롭게 창작해 남겨주신 우리의 문호이자, 각체에 두루 능하셨던 우리의 문호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세계적 문호임을 널리 자랑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송강문화선양회가 발족되고, 늦은 만큼 발 빠른 선양사업에 찬사를 보내며, 모쪼록 ‘관동별곡 800리, 국제문호 걷기대회‘의 성황과 함께 성실한 참여를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