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문인협회장 반 영 호
송강사와 생거진천(충북)
한국가사문학의 선구자인 송강(松江) 정철(鄭澈, 1536~1593) 선생은 1580년 강원도 관찰사로 등용, 3년 동안 강원·전라·함경도 관찰사를 지내면서 많은 문학작품을 남겼다. 특히 《관동별곡(關東別曲)》과 시조 《훈민가(訓民歌)》 16수를 지어 널리 낭송하게 함으로써 백성들의 교화에 노력하였다.
그 후, 선생은 1585년 관직을 떠나심과 함께 고향에 돌아가 줄곧 4년 문학작품 쓰기 생활을 하셨는데 이 때 《사미인곡(思美人曲)》 《속미인곡(續美人曲)》 등 수많은 가사와 단가를 지으셨다.
송강 선생은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대가로서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와 함께 쌍벽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문집으로 《송강집》, 《송강가사》, 《송강별추록유사(松江別追錄遺詞)》 작품으로 시조 70여 수가 전해지고 있다.
송강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자 하는 흔적들은 한국가사문학관이 있는 전라남도 담양을 비롯하여 정송강사(진천군 문백면 봉죽리 소재)가 있는 충북 진천, 송강마을과 송강문학관 등 송강 선생의 글자취가 녹녹하게 남아 있어 이 땅 문인들의 등불이 되고 있다.
1665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신원동 화산에서 송강 선생의 묘를 현재 정송강사가 있는 충북 진천 문백면 봉죽리로 이장하였다. 이곳 송강사에 송강 정철 선생의 위패를 모시며 선생의 기념관도 건립하여 명실공이 송강을 기리는 문학의 전당이 생거진천에 자리매김하고 있음은 충북문학사에 큰 자랑이면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훈민가로 계몽적·교훈적·문학적 정신의 생활화
훈민가는 조선 선조 때(1580년) 송강 정철이 지은 16수의 연시조로써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하였을 때 백성을 일깨우기 위하여 지은 시조로서 교민가라고도 부르며, 이 땅에 사는 모든 학생들은 물론 가정마다 올바른 삶과 훈민가로 계몽적·교훈적·문학적 정신의 지침글로 삼았으면 한다. 훈민가 구성은 일상적인 언어 사용과 정감이 넘치는 어조와 백성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항목들로 작성되었다.
정철 선생이 관찰사로 재직하면서 백성들을 교화하고 계몽하기 위해 지은 작품으로 계몽적·교훈적 노래이지만 문학적 기교가 내면화되어 있어 작가의 문학적 교훈을 엿볼 수 있다. 연시조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각 수는 완전히 독립된 작품이다.
훈민가 주제는 1. 부생모육의 은혜에 대한 보답, 2. 형제간의 반목을 금하고, 우애 있게 지내기를 권함 3. 임금과 백성의 관계와 부모님의 배려 4. 부모님에 대한 효도 권유 5. 부부는 일심동체이자 상호간의 존경의 대상 6. 남녀관계가 문란해짐을 경계 7. 자녀들에게 학문 권장 8. 올바른 행동 권유 9. 어른 공경하는 태도 10. 올바른 벗의 관계 11. 상부상조의 정신 12. 애경사에 서로 도움 13. 농사일에 상부상조의 정신 14. 남의 물건을 탐 안내기 15. 도박과 송사를 금함 16. 노인에 대한 공경의 마음 등 총 16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훈민가 첫수를 해석하면
아버님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 나를 기르셨으니,
두 분이 아니었다면 이 몸이 살 수 있었을까?
하늘같은 은혜를 어떻게 다 갚사오리까?
이 시조는 훈민가의 첫 작품으로, '부의모자(父義母慈)'라는 제목으로 된 것이다, 즉 부모는 어린애에 대해서 신(神)과 같은 존재요, 태양과 같은 위치에 있다. 인간의 2대 비극은 부모 없는 고아가 되는 것과 나라 잃은 망국인(亡國人)이 되는 것이라 한다. 어린애는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사실 부모 없는 어린애는 버림받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나를 낳아서 정성으로 키우고 한없이 사랑해 주신 부모의 은혜를 알고 보답하려는 마음이 효(孝)의 윤리로 표현되었다. 부모의 은혜를 알고(知恩), 느끼고(感恩), 감사하고(謝恩), 보답하려는(報恩) 마음, 그것이 곧 효심(孝心)이요, 효성(孝誠)인 것이다. 결국 부모에 효도하려는 마음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휴머니티'요, 사람의 가장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마음이라 할 수 있다.
송강 문학정신을 본받아 충북문학 계승 발전
한국가사문학의 선구자인 정철 선생의 위패를 모시는 정송강사를 찾아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면서 자신들의 문학 성찰을 위해 충북의 문학인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많아지고 있다. 특히 진천문인협회는 이곳 정송강사에서 관내 초중고학생들과 일반인들까지 정송강을 기리는 백일장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마다 송강선생의 계몽적·교훈적·문학적 정신과 문필력을 향유하고 소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도내 각 문학단체와 문학인들이 자연 경관이 빼어난 이곳 정송강사를 자주 찾아 문학의 향내를 꽃피울 수 있는 명소가 되면서 송강 선생의 문향을 향유, 소유하는 문학적 쉼터로 자리매김 되었으면 한다. 그러려면 송강사에 대규모의 문학강의실과 문인들의 집무실, 문학박물관, 식당 등이 마련됨은 물론 문학관광을 벨트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문인과 도민, 나아가 세계인들이 함께 문학 심포지움 등이 마련되도록 송강문화선영회, 문학단체에서 앞장서서 진천군, 충북도청, 문화관광부 등에서 예산을 마련해주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 송강문학 정신을 이어받아 충북문학을 한 단계 계승 발전시켜나가는 계기는 물론 문학적 향유가 세계적으로 넘쳐나는 문학적 명소가 되기를 고대한다.
